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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999003 A&C 1999-02 세상으로 열린 집 - 주택 만들기, 공공건물 만들기    1999

세상으로 열린 집 - 주택 만들기, 공공건물 만들기

박물관, 공연장, 노인복지시설, 도서관, 공공체육과 문화공간의 복합 시설.

너무나 매력적인 프로젝트들이다. 그간 주로 만져온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 공간과 건축을 즐기게 될 공공성을 갖는 건물이라는 점에서 설계에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운 일이다. 평범한 설계 일이 거의 없어진 요즈음 오히려 평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있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현상공모 참여라는 이름으로 주어진다. 작은 일, 개인 건축주의 일을 하며 좋은 건축이라고 생각하던 것들을 더 큰 일, 시민이 주인이 되는 공공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뭔가 전혀 다른 기준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매번 새로 뜯은 깨끗한 롤 트레이싱지를 펼치는 마음으로 현상설계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보면, 그간 주택 몇 채를 지으면서 내 관심을 집중시켰던 건축생각들에서 시작된 설계였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 동안 내가 무슨 건축생각을 하였고 그 것은 각각의 건물을 '좋은 건축'으로 만들려 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궁금하다. 이렇게 정리해 보는 것이 그럴 듯한 것인지, 맞는 것인지,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리해 보고 내 스스로의 가능성과 오류를 찾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묻고 싶던 이야기였다. 이렇게 건축해도 되는 것인가, 이렇게 하면 좋은 집이 지어지는 것이 맞는가 하고.

나의 건축생각을 더듬어 보고 싶은 지어진 집은 일산신도시에 지은 '일산22393주택', '일산22412주택' '일산314412주택'이고, 드러내놓고 살펴 보려하는 현상공모 프로젝트로는 '해남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성동노인종합복지관', '목포시민문화체육센타'와 '안성맞춤박물관'이다. 지어진 집은 모두 1996년과 1997년 두 해에 걸쳐 설계하여 지어서 완성하였고, 현상공모안은 각각 1997년 11월, 1998년 1월, 5월, 8월에 만들어 진 것들이다.

각각의 집이 들어설 부지와 프로그램이 서로 다른 데도 그간의 작업을 하나의 줄거리로 엮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만들어 놓은 결과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한 명의 건축가가 만들면 무조건 공통의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그런 것이 있다면 아마도 중요한 공간을 만드는 방법, 그 공간들을 연결하는 방법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이 만나고 연결되는 방법, 공간의 흐름을 만드는 방법, 도시에서 시작된 공간흐름이 '집 속의 길'이라고 불러본 집 속의 공간흐름으로 이어지는 관계, 그리고 그 '집 속의 길'을 만드는 방법 같은 것 일게다. 또 중요한 공간과 덜 중요한 공간을 구분하여 만드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주변환경과 도시를 읽어내는 시각이 공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만큼 외부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와 그 외부공간에서 사람과 같이 살아갈 나무를 심는 방법, 나무를 대하고 보는 방법과 같은 것 일게다.

집을 지으며 무슨 대단한 원칙이나 되는 듯이 지키려 했던 것들이 있었다. 물론 그 것들은 하나 하나 평범하면서도 당연한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집에는 사람이 사는 것이다. 그 삶을 건축으로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 좋아하는 책 하나 들고 어딘가 정말 마음에 드는 구석에 앉아 기대어 읽고 싶은 장소가 식구마다 한 두 군데 있는 집. 눈을 들어 창을 보면 마음에 드는 풍경이 걸려있는 집. 기대한 것보다 더 넓게, 여유 있게 느껴지는 집. 은밀한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며 편안히 잠을 청할 수 있는 집. 함께 나누는 공간은 자연스럽게 가족간의 친밀감을 더하게 만드는 집, 그런 집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이다. 이런 요구에 따라 사용한 건축요소와 공간을 다루는 방법들이 우리의 전통주택에서 너무나 흔하고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라는 것이 신기하다. 이 때문에 전통주택을 다시, 더 살펴보게 되고 그러한 질서를 자연스럽게 익혔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더듬게 된다.

<얼싸안은 공간, 공간 스펙트럼>

전통주택의 안마당과 대청마루가 마주하고 있는 것과 같은 공간, 또 대청마루가 안방과 만나고 있는 것과 같은 공간을 만든다. '얼싸안은 공간'이라고 부르고 싶은 공간구성이다. 안마당과 대청마루, 대청마루와 안방은 서로 상대적으로 외부와 내부의 속성을 갖고 있으면서 병립되어 마주보고 있다. 안마당과 대청마루, 대청마루와 안방은 한 곳의 쓰임새와 공간의 느낌이 다른 쪽으로 확장되고 또 수렴된다. 각각의 고유한 성격과 영역을 지키면서도 마주보고 있는 영역을 포용하며 사용된다. 안마당은 담장 밖이나 마당 위 하늘과 같은 외부 세상에 대하면 안에 해당하는 공간이며, 또 대청마루는 마루에 붙어있는 안방이나 건넌방에 대하여 밖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중간적이면서도 상대적인 안과 밖의 자리 매김은 더 안으로 더 밖으로 연속적으로 '얼싸안은' 흐름의 일부를 보여주고 안과 밖의 상대적 질서가 연속되는 '공간 스펙트럼'을 만들며 다양하고 풍요로운 목소리를 들려준다. 왜 이 같은 건축질서가 우리의 전통건축에 있는 것일까. 북쪽지방의 추운 기후는 폐쇄적인 방을 만들었고, 남쪽지방의 덥고 습한 기후는 개방적인 마루를 만들었다. 한반도는 두가지 기후의 속성을 모두 갖고 있고 집 또한 이에 맞춰 짓고 산다. 대립적인 속성의 공간이 조합되어 하나의 집이 된다. 여기에 마당이 덧붙여져 독특한 공간의 조합을 갖는 집이 된다. 지금 지어지는 집도 이 같은 속성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고 지극히 당연하다.

일산22393주택 - '얼싸안은 공간'으로 부르고 싶은 부분은 지하에서 지붕까지의 공간을 비워 자작나무를 심어놓은 안뜰과 그 주변의 실내공간들이다. 대지 서쪽에 들어설 두 채의 주택과 서로 마주보는 불편을 피하고, 서향 볕도 거를 겸, 또 지하응접실의 선큰가든 역할을 하라고 만든 부분이다. 부지의 남쪽, 동쪽, 서쪽에 위치할 주택으로 집 내부에서 밖으로 향한 시야가 막혀 있다. 탁 트인 전망을 즐기고 싶지만 그렇게 될 수 없는 조건이다. 하지만 외부공간이 갖고있는 여유로움을 집안에서 느끼게 만들고 싶었다. 1층의 식당과 안뜰과의 관계를 보면 절대로 크지 않은 식당을 안뜰과 마주보게 만들었다. 안뜰 용적만큼의 공간이 식당의 일부로 느껴진다. 안뜰을 끼고 도는 각층의 복도도 한사람이 편하게 다닐 만큼의 넓지 않은 폭임에도 불구하고 시원스럽게 외부공간사이를 걷는 느낌이 들게 된다. 복도공간이 외부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뜰에 나가서면 안뜰을 향해 열린 내부공간들 쪽으로 안뜰공간도 확장되어 보여 안뜰을 둘러싼 창에 닿을 듯 빼곡이 심어진 자작나무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안뜰에 심어진 자작나무는 '얼싸안고' 있는 실내공간에 계절마다, 날씨마다, 시간마다 모습을 바꿔 보여주며 집안으로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일산22412주택 - 부지 남쪽, 큰 도로와 만나는 곳에 잔디와 나무를 심어놓은 공공공지를 접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의 마당을 붙여 놓았다. 마당은 전통주택의 대청마루와 그 쓰임새를 비길 수 있는 거실로 연속된다. 즉 거실과 마당이 또 마당과 부지 밖의 공공공지의 녹지가 '얼싸안고'있는 모습이다. 공간의 흐름은 공공공지의 녹지, 마당, 거실 쪽으로 점점 그 크기가 작아지며 안쪽으로 수렴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반대방향으로 거실에서 마당으로 또 공공공지의 녹지로 공간은 점점 커지며 확장되는 모습이 된다. 공간의 확장과 수렴은 거실 위층에 있는 주인침실에서도 은밀히 일어난다. 그 덕으로 아침 햇살로 눈뜬 주인부부는 시원히 열리는 바깥풍경을 즐길 수 있게 된다.

해남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 부지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가로 중심부에 거대한 지붕으로 덮혀 있는 축제광장을 중심으로 하여 도서관과 문화예술회관의 로비, 그리고 두 건물 로비에서 바깥 쪽에 있는 선큰정원과 외부의 녹지와 공원으로 연속되는 공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 공간구성이 '일산22393주택'의 안뜰을 중심으로 한 공간전개와 '일산22412주택'의 마당을 중심으로 한 공간의 연속과 매우 유사한 것이라고 느껴진다. 다만 스케일이 크게 확장되었을 뿐 그 안에서의 느낌도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경우 내부공간이 축제광장 쪽 외부공간과 부지 밖의 외부공간으로 서로 마주보며 내부공간을 관통하여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도 느껴진다. 힘 센 외부공간 사이에 내부공간인 로비가 끼워져 있어서 외부공간의 활기가 로비에 그대로 담겨질 것을 기대한다. 이러한 구성은 '일산22412주택'의 동서방향으로 안뜰, 식당, 거실 앞 데크, 할머니 방으로 가는 실내 툇마루, 뒷마당으로 연속되는 흐름을 보면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이 연속되어 서로 끼워진 것과 같은 모습이다. 이는 전통주택의 뒤뜰에서 대청마루의 뒤창을 통하여 대청마루를 가로질러 안마당 쪽을 보는 것과 같은 구성이다.

성동노인종합복지관 - 건물의 지하층에서 3층까지 각각의 기능실을 연결하는 복도, 선큰정원 상부, 경로마당 그리고 도시의 가로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다. 여기서 실내통로인 복도와 선큰정원상부와 경로마당, 그리고 경로마당과 도시의 가로공간이 각각 '얼싸안고'있다고 설명하고 싶다. 경로마당에서 건물을 보면 그 모습은 거대한 스크린을 통하여 진열장처럼 늘어선 기능실이 복도로 이어져있으며, 계단, 엘리베이터 등 이동수단을 한 눈에 알아보면서 노인들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찾아내는 장치가 된다. 이 것들은 정형적인 파사드를 대신하여 그럴듯한 볼거리로 건물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비슷한 풍경으로 일산22393주택의 안뜰을 통해본 실내풍경과 일산22412주택의 마당을 통해보는 풍경과 일맥상통한다.

목포시민문화체육센타 - 목포 앞 바다와 목포신도시를 내려다보는 중앙의 축제광장은 푸른 나무가 들어설 공원언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광장은 앞으로는 바다와 도시를, 뒤로는 공원을 '얼싸안고' 있다. 광장은 바다로, 도시로, 공원으로 확장된다. 그 광장은 공연장의 로비와 체육센타의 로비를 '얼싸안고' 있다.

안성맞춤박물관 - 38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도시의 흐름은 중앙대학교 정문 앞 광장에서 머물고 언덕을 따라 오르며 안성맞춤광장으로 이어진다. 광장은 경사진 언덕의 옥외전시장으로, 또 두개의 건물에 끼워져 있는 박물관 마당으로 이어지고, 계속 올라가는 경사의 언덕은 숲으로 이어진다. 입구마당이 언덕 아래와 위쪽의 외부공간을 '얼싸안고' 있다. 또한 입구마당은 박물관의 로비로 이어지고 계단으로 반 층 올라가 연속되는 숲으로 연속되는데 로비공간은 입구마당과 숲으로 이어지는 외부공간을 '얼싸안은' 모습이다.

<시선과 동선이 열려있는 집을 만든다.>

이동하는 통로에 데드엔드(dead end)를 만들지 않는다. 건물 안에 갇혀 있는 느낌이 최소가 되도록 만든다. 어느 곳을 보아도 시선이 탁 트여 외부로 이어지게 만든다. 건물내부공간은 건물 밖으로 길게 연장되고 실내는 더 넓어 보인다. 외부로 열려 있는 시선방향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만든다. 가능하다면 눈앞에 펼쳐지는 외부로 걸어 나갈 수 있게 만든다. 실내의 동선은 연달아 이어지고 이를 따라 걸어가면 '집 속의 길'이 만들어진다. 여럿이 사용하는 중요한 공간은 외부공간을 직접 마주볼 뿐만 아니라 실제로 내부와 외부 공간을 하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 들어가고 나갈 수 있게 만든다. 마당을 내부공간에서 돌아가야 나갈 수 있다거나 못나가게 만들었다면 우리가 전부터 마당이라 부르던 그런 공간이 아닐 것이다.

<주어진 부지의 길이를 느낄 수 있는 내부공간>

체조선수가 매트의 끝에서 끝까지 이용하며 연기하여 매트연기의 가능한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는 것처럼 작게 잘려져 주어진 도시의 제한된 부지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건축 경험을 만들어 내고 싶다. 집을 넓고 길게 느껴지도록 만든 기다란 길에 많은 건축 이야기들을 매단다. 이를 위하여 가장 긴 부지의 길이가 건물 내부에서 느껴지는 부분을 만든다.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걸어가며 물리적인 실제 길이와 공간의 깊이를 느끼게 만든다. 긴 통로, 길게 연속된 공간을 만든다. 제한된 물리적 크기로 갇힌 건물내부의 공간이지만 더 넓게 더 여유 있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장치로 사용한다. 연속된 공간의 끝에 외부로 활짝 열린 창을 만들어 시선이 외부로 무한히 이어지게 한다. 집을 짓게될 땅을 보면 가장 길게 사용하고 싶은 부분을 먼저 살핀다.

<순환 동선을 만든다.>

넓지 않은 집이지만 집 안팎으로 돌아다니게 만들고 그 걸음걸음이 막힘 없이 이어지도록 연결한다. 그리고 순환시킨다. 돌아다니며 기분 좋은 것들을 찾아내도록 만든다. 걷다가 어느 순간 부서지는 햇살에, 떨어지는 빗방울에, 소복하게 쌓이는 눈에, 파랗게 돋아나는 새싹에,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에, 산뜻하게 스미는 서늘한 한기에 가슴 뭉클해지는 삶의 순간과 건축의 지점을 만든다.

일산22393주택 - 이 집의 가장 중요한 질서를 두개의 시선축이 만든다. 하나의 축은 남북방향으로 대문-현관-계단-잔디마당-집밖의 외부공간으로 이어지고 가장 빈번한 동선의 흐름을 수용한다. 양쪽이 외부로 시원하게 열려 있다. 계단도 디딤판만으로 만들어 시선과 빛 모두가 자유롭게 남북으로 소통한다. 이와 직교되는 다른 하나의 축은 동서방향으로 외부-안뜰-계단-거실 앞 데크-옆집마당으로 이어진다. 두 축은 모두 건물외부에서 건물내부를 관통하여 다시 건물외부로 이어진다. 외부공간은 실내로 빨려 들어가고 다시 외부로 빠져나간다. 남북축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연속되며 입체적인 흐름을 만든다. 동서축도 2층에서 역시 한 번 더 반복된다. 건물은 두 축으로 나눠지고, 나눠진 부분에 방들이 들어간다. 두 축이 교차되는 부분에 안뜰이 달려있다.

남북으로 긴 직사각형의 대지에 길이방향으로 길게 건물매스를 놓았다. 긴 매스를 따라서 남북축과 평행한 통로를 1층, 2층, 지하층에 만든다. 항상 부지의 전체 길이를 느끼며 통로를 걷게 한다. 남북축을 만드는 부분 역시 북쪽의 대지의 끝인 입구에서 현관문을 열면 남쪽의 대지 끝까지 한눈에 보인다. 거실 구석에 앉으면 거실-거실 앞 데크-앞마당으로 펼쳐지는 길이방향의 대지길이를 느낄 수 있다. 주변이 다른 주택으로 둘러싸여진 폐쇄된 대지에서 집을 가장 넓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남북으로 열려있는 통로는 단순히 길게 이어진 것만이 아니다.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이 교차된다. 다양한 건축경험이 있는 통로이다. '집 속의 길'이다. 거실을 중심으로 거실-거실 앞 데크-지하계단 입구-안뜰 옆 복도-현관-거실로 이어지는 순환동선이 있다. 다양한 동선을 선택할 수 있고 곳곳에서 더 많은 건축경험을 할 수 있다. 동쪽 창, 남쪽 창, 안뜰에 면한 서쪽 창은 시간마다 각기 다른 목소리의 빛을 집안에 공급한다. 밝은 집이지만 그 밝음의 느낌은 하나가 아니다.

일산314412주택 - 다가구주택이어서 5개의 주거 유니트가 만드는 질서를 더 많이 생각했다. 3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은 모두에게 열려있는 '집 속의 길'이다.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부분은 양쪽 끝이 외부로 열려있고 한쪽은 정원에, 또 다른 한 쪽은 역시 자작나무가 심어져 있는 안뜰로 연속된다. 주거 유니트 내부에서도 대지전체를 느낄 수 있도록 대지의 양쪽 끝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넓지 않아도 답답하지 않다. 집 속의 길은 주인집 내부로 연이어지고 다락의 서재로 또 서재 앞의 발코니로 이어진다.

일산22412주택 - 시선과 동선의 흐름을 보여주는 다이아그램에서 볼 수 있듯이 거실-마당-외부녹지로 만들어지는 남북축에 평행한 많은 축이 존재한다. 또 외부-작은 선큰정원-식당-계단 시작 부분-거실 앞 데크-할머니 방으로 가는 복도-뒷마당-외부로 이어지는 동서축이 있고 역시 이에 평행한 많은 축이 존재한다. 남북과 동서의 축은 2층에서도 1층과 같은 자리에 또 한 번 조금 다른 목소리로 반복된다. 'ㄷ'자 모양의 주택이므로 1층과 2층에서 서로 위아래로 건너보며 사선의 입체적인 시선 축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축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몇 번이고 번갈아 꿰뚫고 중첩되면서 다양한 건축경험으로 이야기 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 낸다. 이러한 여러 축은 대부분 대지 밖에서 시작되어 건너편 대지너머까지로 이어지는 매우 긴 것이다. 2층의 아이방-복도-주인침실 앞 통로로 이어지는 부분과 1층의 부엌-현관-거실-뒷마당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대지의 가장 긴 부분을 실내공간으로 한번에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직교하는 여러 개의 축은 서로 만나며 순환동선을 만든다. 이 순환동선은 마당을 중심으로 1층과 2층에 각각 존재하며 계단으로 이어진다. 순환동선을 걸어가며 내부와 외부를 번갈아 느끼게 된다.

해남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 주택에서 만들어 본 질서를 수십 배 크기의 대지에도 적용해 본다. 작은 주택과는 달리 부지 내부 흐름의 시작과 끝은 필연적으로 기존 도시의 질서로부터 시작한다. 해남군이 마련한 부지는 해남 기존 시가지의 서쪽 경계부분에 있으며 공공건물이 들어서는 넓은 땅은 시민공원이 될 수밖에 없다. 시민공원은 역시 다양하고 많은 즐거운 경험을 가능한 만큼 많이 담아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부지의 남쪽에서 시가지의 도시 흐름을 연결하여 부지 내로 끌고 들어와 부지를 가로질러 북동쪽으로 펼쳐지는 새로 조성되고 있는 주거단지로 향하는 가로를 만든다. 가로를 도시의 중심으로 향하는 지름길로 만들어 시민공원을 평소에도 일상적인 통행로로 이용하도록 한다. 누구나 쉽게 드나들도록 만든다. 유연한 곡선으로 경계지어진 가로를 따라 도서관과 문화예술회관이 길게 들어서게 만들어 가로의 방향성을 강조한다. 그 가로의 중앙에 두 건물의 입구로 이어지는 축제광장이 있고 가로의 방향에서 직각방향으로 난 두 건물의 입구로 이어지는 축은 건물로 이어지면서 건물 너머의 외부공간으로 시선이 연속된다. 도서관과 문화예술회관 모두 기능적이 관리동선을 제외하고 여유 있게 거닐면서 곳곳에서 외부공간과 만날 수 있도록 만든다. 외부공간과의 만남은 시선의 연결뿐만 아니라 공용공간에 충분한 자연채광, 자연환기을 제공하게 된다.

성동노인종합복지관 - 모든 공공시설도 마찬가지겠지만 노인시설 설계의 가장 중요한 설계기준 중 하나가 쉬운 길찾기라고 생각한다. 더 편하게 더 알기 쉽게 이용하도록 노인이 건물 내의 필요한 시설을 찾아 갈 수 있는 방법으로 모든 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나의 텔리비젼 스크린을 보듯이 늘어놓는 것으로 답을 찾는다. 경로마당에 들어서서 건물을 향하면 그렇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건물의 공용부분인 복도와 계단, 엘리베이터, 외부 경사로, 지하로 향하는 선큰가든의 외부 계단 등이 모두 한눈에 보이도록 마당 쪽으로 드러나 있다. 건물 내부에서도 마당이 어디서나 잘 보인다. 집으로 돌아갈 때도 역시 단 번에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고 밖을 향하는 동선을 찾아 편안하게 나갈 수 있다. 집 어디에서도 시선이 열려있고 열린 시선을 따라 통로를 만든다.

목포시민문화체육센타 - 목포 신시가지를 뒤에서 감싸는 부주산은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공원이 될 것이고 목포시민문화체육센타는 공연이나 실내 체육활동을 필요로 하는 특정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시민보다도 더 많은 시민이 찾아오는 장소가 될 것이다. 건물을 잘 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다를 앞에 둔 목포 신시가지의 시민이 부주산 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 문화와 체육의 고급시설이 들어 서게된다. 시민을 부주산공원과 시민문화체육센타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어진 부지는 부주산 중턱으로 목포 앞 바다를 메우기 위해 흉하게 깍아 낸 몰골이다. 장차 녹음이 우거지도록 숲으로 만들어 질 것이다. 숲을 만들며 부지에서 부주산 정상을 향하여 직선의 널찍한 등산로를 만든다. 숲이 먼저 들어선 산이면 자연훼손 이겠으나 숲을 나중에 만드는 경우라면 자연스럽게 매우 인상적인 환경 오브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바다와 도시와 공공시설과 공원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길이 될 것이다. 이 길은 시민문화체육센타 중앙의 축제광장으로 뻗어 내려 도시로 바다로 연장되는 도시와 건물과 자연을 이어주는 장치가 된다. 문화시설과 체육시설의 두 가지 커다란 기능으로 나눠지는 건물은 중앙의 축제광장으로 자연스럽게 분리되면서 이어진다. 광장은 시민의 발걸음은 머물게 만든다. 무엇인가 벌어지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도록 만든다. 건물내부의 모든 동선은 원형의 광장 중심을 향하고 시선과 사람의 흐름에 열려있게 만든다.

안성맞춤박물관 - 언덕을 내려다보는 박물관 입구는 중앙대학교 정문을 향하여 도시 쪽으로 열려있다. 반대방향으로는 산으로 이어진다. 또 박물관으로 이어지며 로비를 관통하여 숲으로 시선과 동선이 열린다. 건물 내부에서 박물관 전시물을 보기 위한 정형화된 관람객의 흐름을 만든다. 하지만 관람이후의 동선은 다양하게 박물관의 내부와 외부를 경험하도록 만든다. 600여 평의 작은 박물관이지만 시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커다랗고 많은 경험이 있는 건물로 만든다. 입구에서 로비로 이어지는 박물관 진입의 방향축과 직각 방향의 통로로 오가고 순환하게 만든다. 건물을 나와 주변 숲을 거닐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갖는 동선을 개발하여 오솔길의 기억을 시민에게 마련해 준다. 공용의 통로는 길이 방향으로 탁 트이고 그 끝은 외부로 이어진다.

<건축재료>

아무리 넓고 투명한 창이라 하여도 어쩔 수 없이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의 단절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를 최소로 할 수 있도록 연속성이 느껴지는 방법으로 건축재료를 쓴다.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의 유려한 흐름을 이어주는 방법으로 하나의 재료를 내부에도 외부에도 구분 없이 연이어 사용한다. 내부와 외부 공간의 경계에 위치하는 창은 필요에 따라 온도조절과 같은 내부와 외부 환경의 속성을 가르는 장치로 사용한다. 건축공간의 흐름을 나누고 자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공간의 질서가 건축재료를 통하여 드러나도록 만든다.

건축재료를 촉감에 의해 구분한다. 즉 그 재료가 갖는 질감에 대하여 거친 것과 매끈한 것으로 구분하여 사용한다. 따뜻하게 만져지는 재료, 차갑게 만져지는 재료로 구분한다. 바탕이 되는 재료와 질감이 느껴지는 재료를 대비하여 사용한다. 촉감에 따른 재료구분 역시 공간의 흐름과 맞물려 사용된다. 재료는 본래의 속성이 드러나도록 사용한다. 가능한 한 천연재료를 사용한다. 천연의 느낌을 벗어나는 재료는 백색으로 바꾸어 그 속성을 중성화한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색을 덧붙이지 않는다.

재료는 평범하고 익숙한 것만을 골라 사용한다.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제안함으로서 평범함과 익숙함을 극복한다. 값싼 재료를 애써 사용하되 공사비는 정성껏 일하는 품을 위하여 더 많이 사용한다. 지금까지 편하게 사용한 재료는 벽돌이다. 값싸고 흔한 재료인 벽돌, 하지만 결코 낮추어 볼 수 없는 오래된 신뢰가 있다. 무겁지 않은 밝은 것이 좋고, 거칠면 거칠수록 더 좋다. 벽돌 몇 장을 내쌓고 들여쌓는 얄팍한 기교 없이 한 장 한 장 축적된 성실함이 드러나도록 벽을 만든다.

일산22393주택 - 남북축을 따라서 곡면의 벽돌 벽이 있다. 주택 입구에서 시작하여 집안으로 그대로 휘어 들어가고 현관과 계단을 지나 마당으로 이어 나간다. 마당에서는 잔디부분과 콩자갈콘크리트의 굳은 부분을 구분하는 경계를 만들며 대지 끝으로 뻗는다. 벽돌 벽은 외부공간이 그대로 내부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고 다시 외부로 이어지는 공간질서를 명확히 보여준다. 벽돌 벽은 주택의 큰 매스를 따라가는 흐름인 남북축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벽돌 벽이 보여주는 거친 재료의 질감은 벽 주변공간이 집안의 다른 부분보다 더 외부에 가까운 질서를 갖고 있는 공용공간인 복도와 계단 부분임을 강조한다. 건물의 다른 내부공간의 재료인 석고보드 위 페인트와는 대조적인 거친 질감으로 느껴지도록 하였다. 다른 부분의 백색 벽에 비하여 자연스러운 천연의 밝은 벽돌 빛이 눈에 띄게 만들어 '색'을 강조하였다. 장방형의 주택 매스를 따라가는 곡면 벽이어서 덤덤한 직방형의 형태에 운동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주변을 활기 있는 공간이 되게 한다. 곡면 벽을 따라가는 곡선의 계단은 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일산314412주택 - 각각의 주거 유니트는 4개의 벽안에 들어있다. 4개의 벽이 만드는 3개의 사이 공간이 만들어진다. 가운데 부분에 '집 속의 길'인 계단을 넣고 양쪽의 사이공간에는 주거 유니트를 넣는다. 꼭 같은 질감의 벽돌 벽은 내부로 이어지고 공용공간의 질서를 질감으로, 또 색으로 드러낸다. 벽돌 벽은 공간을 구분하며 동선의 흐름을 유도한다. 벽돌은 도자기 생산의 부산물과 고령토로 만든 것이다.

일산22412주택 - 세 개의 벽돌 벽이 있다. 대문에서 시작된 곡면의 벽돌 벽은 현관으로 동선을 유도한다. 현관, 집안의 계단과 복도를 감싸는 두 개의 벽돌 벽은 남북축의 방향성을 드러낸다. 주택의 내부와 외부를 같은 벽돌 벽으로 처리하여 내부와 외부공간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벽돌 벽 좌우로 침실과 부엌, 식당, 거실이 붙어 있다. 벽돌 벽으로 둘러싸인 부분에서 각각의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집안의 공간에서도 더 밖에 속하는 부분에서 더 안에 속하는 방으로 들어가는 성격이 다른 공간의 이동을 느끼게 만든다. 거칠거칠한 재질의 외부인 복도에서 맨살이 닿아도 좋을 듯한 매끈한 벽으로 둘러싸인 내부인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끼게 만든다. 주택 외부와 주택 내부는 공간의 자연스런 소통으로 느끼게 하고 주택 내부에서는 오히려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게 만든다.

해남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 넓은 부지를 가로지르는 가로의 양편에 도서관과 문화예술회관이 있다. 가로를 따라 걷는 동선을 유도하는 벽이 있고 가로 양쪽 벽 뒤에 두 개의 건물이 있다.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건물 자체도 가로 방향을 따라 가는 또 다른 몇 개의 벽을 만들어 그 벽 사이 부분에 필요한 기능을 들어간 모습이다. 가로의 흐름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연이어 만들어 놓은 건물에서 시작된 벽의 흔적은 공원 곳곳에 신 주거단지에서 해남 시가지를 향한 흐름을 유지하며 휴게공간과 녹지를 감싸 안는다. 도서관은 네 개의 평행한 벽으로 만들어진 건물이며 이 벽의 흐름이 곧 내부공간의 흐름이 된다. 문화예술회관은 커다란 벽에 대공연장, 소공연장, 전시실이 들어간다. 큰 벽에 덧붙여진 작은 벽에는 긴 벽의 흐름을 완화시키며는 역할을 하면서 주공간에 비하여 낮은 천정 높이를 요구하는 부속실을 넣는다.

목포시민문화체육센타 - 원형의 축제광장을 둘러싼 벽은 광장의 영역을 강조하며, 보행자 진입로에서의 시각 유도장치 역할을 한다.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은 각각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모습이고 두 건물 사이의 공간도 평행한 두 개의 벽으로 만들어지고 지하주차장으로 연결하는 계단실 역할을 하고 상부 천창은 지하층에 자연채광, 자연환기를 하는 장치이다. 체육시설도 평행한 몇 개의 벽으로 시설을 감싼다. 도시에서 건물을 올려다 볼 때 전체적으로 체육시설의 벽과 공연장의 벽이 연속된 형상이며 건물 뒤의 부주산 공원의 스케일과 대조적으로 어울리게 한다.

안성맞춤박물관 - 부지는 숲이 우거진 산 중턱에 있다. 산세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곡면 벽은 부지를 따라 길게 가로지르게 만든다. 이 벽은 38번 국도를 따라 안성시로 들어가는 시민과 방문객에게 가장 눈에 잘 띄게 되는 모습이 될 것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작은 박물관을 안성시민의 자부심의 크기에 맞게 조금 과장된 모습이다. 박물관이 기분좋게 눈에 잘 띄는 것은 좋다. 또 하나의 벽을 중앙대학교 정문 광장에서 박물관의 입구마당을 잇는 시선축을 따라 만든다. 이는 진입도로 보다 5m 정도 높게 놓여진 입구마당으로 자연스럽게 동선을 유도하는 장치이다. 이 벽과 거대한 곡면 벽 사이는 완만한 단형의 옥외전시장과 경사로를 만든다. 두 개의 벽이 만드는 흐름을 가로질러 마치 본체에서 서랍을 꺼낸 듯한 형상의 중앙대학교 홍보관을 배치하여 커다란 벽으로 둘러싸인 매스의 중압감을 나누어 분절시킨다. 박물관 내부도 전시실을 길게 연결하는 복도를 전시실을 따라 박물관 밖으로 길게 연장시킨다. 거대한 매스와 상대적으로 작은 독립기능의 매스를 건너편에 놓고 그 사이 공간을 주 통로로 만드는 방법은 '일산22393주택'의 평면구성 매스구성과 닮았다. 다만 '일산22393주택'에서는 통로가 실내라면 박물관의 그것은 실외이다.

<나무, 조경>

사람은 나무를 심고 나무와 함께 산다. 나무가 심어진 곳은 외부공간임을 단번에 알아낼 수 있다. 외부공간의 목소리를 잘 느끼게 만들기 위하여 나무를 심는다. 나무가 만드는 그늘은 편안히 쉬고 싶은 곳이다. 연이어 심어진 나무는 나무 아래의 편안한 산책을 유도하며 사람의 흐름을 만든다.

일산22393주택 - 외부공간 한 덩어리를 마치 실내공간처럼 집안에 끼워 넣었다. 외부공간임을 잘 알도록 또 계절의 느낌을 집안에 넣기 위하여 자작나무를 심는다. 안뜰이라고 부른 공간은 주변의 내부공간으로 화려한 외부공간의 목소리를 집안 가득히 불어넣는다.

일산22412주택 - 동서축에는 세 곳의 외부공간에 나무를 심는다. 나무는 녹색의 축을 형성하고 강력한 힘으로 서로를 끌어당겨 주택의 내부공간을 관통하는 외부공간의 흐름을 명확히 느끼게 만든다. 나무가 없다면 중첩된 외부공간의 흐름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마당에 심어진 단풍나무는 단풍나무 잎의 화려한 그림자를 거실에 던진다. 브리지 옆에 심어진 감나무는 성성한 줄기를 통하여 바깥 세상을 보게 만든다. 브리지를 건너며 감 꽃을 보며 익어 가는 감을 아이들이 만질 수 있게 하고 홍시를 손으로 따게 만든다. 나무와 함께 사는 맛을 느끼게 만든다. 나무와 함께 아이는 자라게 한다.

해남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 길게 늘어선 가로는 두 건물의 벽이 만들고 걷고 싶은 길은 연이어 심어진 나무가 만든다. 번잡한 도시와 만나는 곳에 가득 심어진 나무들은 도시에서 문화의 공원으로 들어오는 자연의 필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느닷없이 서 있는 고층아파트와의 경계에 심어진 나무는 문화공원의 경계를 보여주고 부드럽게 아파트 주민의 시선을 보호한다.

성동노인종합복지관 - 경로마당 한가운데 심어진 거목은 노인의 쉼터가 된다. 도시의 가로에서 보는 그 나무는 이곳이 시민에게 열려있는 공원임을 느끼게 만든다.

목포시민문화체육센타 - 건물 뒤 부주산의 흐름은 나무를 심지 않은 넓은 등산로를 통하여 확연히 연결되게 만든다. 건물로 오가는 흐름을 나무가 만든다.

안성맞춤박물관 - 진입부의 안성맞춤광장에서 입구마당으로 걸음을 유도하는 것은 역시 연이어 심어진 나무이다. 최대한 기존의 숲을 보호한다. 박물관 곳곳에 외부와 만나고 이어지는 곳은 자연지형의 레벨 맞게 건물의 출입구 레벨을 맞춘다. 로비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참 부분, 2층 전시실 복도에서 북쪽의 데크로 이어지는 부분도 그렇고 지하의 연구실 앞 데크도 자연의 지형레벨과 꼭 맞도록 만든다. 경사지의 자연은 박물관으로 흘러 들어오고 박물관의 공간은 숲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림액자에 넣은 아름다운 풍경>

풍광이 좋은 곳마다 있는 정자에 오르면 눈이 시원해지는 멋진 풍경을 보게된다. 주변의 좋은 풍경을 보며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왜 정자에서 보면 압도하는 풍경으로 느끼게 되는 것일까. 아마도 지붕과 기둥과 바닥이 만들어내는 그림액자에 넣어진 풍경이기에 더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특히 정자는 몇 개의 기둥이 만드는 파노라마로 이어진 그림액자의 효과가 있으므로 더욱 그러리라고 생각된다. 액자에 넣은 풍경은 평범한 것도 볼만한 것으로 바뀐다.

일산22393주택 - 집안에서 안뜰을 거쳐 바라보는 외부풍경은 집안 쪽의 내부 창틀이 만드는 액자와 집 바깥쪽의 건물이 만드는 액자가 겹쳐져 액자를 두개 놓고 보는 이중 액자와 같은 형상이다. 평범한 풍경이 그럴 듯하게 펼쳐져 보인다. 2층 사랑마루에서 보는 풍경은 동쪽의 계단 옆 창과 북쪽의 안뜰 상부, 서쪽의 창으로 펼쳐 보이는 파노라마 형상의 액자를 통하여 바깥 세상을 볼 수 있다.

일산22412주택 - 남쪽의 입면은 밋밋한 사각의 틀이지만 잘게 나눠진 집안의 풍경이 저녁이면 실내 조명으로 보석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보이게 만들고 싶었다. 거실에서 마당을 거쳐 내다 보는 풍경은 거실의 기둥과 남쪽 벽, 브리지가 만드는 이중의 액자로 세상을 내다보게 만들었다. 바깥세상은 멀리 고층아파트가 보이는 밋밋한 풍경이지만 액자에 넣고 보면 볼만하다. 2층의 주인 침실은 주인부부가 잠에서 깨어 침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역시 2중의 액자장치를 통해서다.

해남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 가로의 풍경은 가로 중앙부의 축제마당 지붕으로 커다란 액자가 된다. 성곽의 문을 통과하는 것과 유사하게 건너편 세상을 내다보게 만드는 장치이다. 축제마당에서 문화예술회관과 도서관의 로비를 너머서 외부를 보는 풍경 역시 이중 액자의 효과를 갖도록 만든다.

성동노인종합복지관 - 경로마당에서 건물을 보는 모습이나 건물내부 곳곳에서 경로바당과 도시를 향하여 내다보는 풍경을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이는 '일산22412주택'의 남쪽과 느낌이 유사하게 연결된다.

안성맞춤박물관 - 입구마당으로 올라가는 관람객은 입구마당 상부에 만들어진 콘크리트 캐노피의 열린 부분을 통하여 맑게 개인 하늘과 숲의 풍경을 볼게 된다. 중앙대캠퍼스에서 접근하는 관람객은 입구마당의 바닥과 박물관, 중앙대학교 홍보관의 외벽, 캐노피가 만드는 거대한 액자를 통하여 중앙대학교 정문과 38번 국도의 풍경을 내려다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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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998007 성동노인복지회관
C1998006 목포문화센터
W1998003 안성맞춤박물관
C1998001 해남문화예술회관/도서관
W1996006 일산314412주택
W1996005 일산22412주택
W1996001 일산22393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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