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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00009 플러스 2000-11 SP반도체공장    2000

SP반도체공장 설계소묘

대지, 주변

부천 공장지대. 크고 작은 공장이 어지럽게 들어서 저마다 무엇인가 생산해 내고 있는 분주한 곳으로, 대지를 둘러싼 길에는 먼지 앉은 자동차를 비집고 트럭이 힘겹게 빠져나가고, 어디서나 흔하던 잡초의 녹색마저도 보기 힘든 팍팍한 곳이다. 대부분 2,3층의 주변 공장들은 오래 전에 지어진 것이다. 남쪽의 대지에는 이 건물보다 늦게 공사를 시작하고, 먼저 끝낸 생경한 색상의 단열패널로 마무리한 3층 높이의 공장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큰길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에 위치한 대지에 어떻게 최첨단의 시설을 갖춘 건물, 최고의 부가가치를 지닌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지어야하는가,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어떤 근무환경을 만들어 줄 것인가, 엄청나게 큰 액화수소를 충진하기 위한 탱크트럭이 좁은 길을 통해 들어오고 나갈 수 있도록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였다.

반도체공장

공장설계는 생산을 위한 기계설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또 융통성 있게 배치할 수 있는가, 원자재와 생산품, 폐기물이 어떻게 들어가고 나올 수 있는가를 고민하여, 가능한 한 경제적인 구조와 마감재로 마무리하면서 대부분의 작업이 정리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설비를 움직이고, 관리하는 것은 사람이니 역시 여느 건축과 마찬가지로 건축의 주인공은 사람일 수밖에 없다. 최첨단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갖는 자부심을 지켜줄 공장의 이미지도 만들어야 하고, 근무하는 사람들이 최대의 능률을 올릴 수 있는 쾌적한 업무환경, 휴식환경이 필요하다.

배치, 외부공간

액화수소 충진차량을 위한 입구를 큰길과 만나는 곳에 양보하고 나니 공장입구는 조금 옆으로 가게되었다. 주변의 팍팍한 풍경을 보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편안한 근무처로 들어오는 길을 만들고 싶었다. 정문을 통하여 들어오면 커다랗게 들어선 건물을 따라 여유있는 가로수 길을 만들었다. 주자장으로 사용되는 부분이나 차를 주차시키는 부분은 아스팔트로 주차 진출입을 위한 통행로로 사용되는 부분의 바닥을 콩자갈 콘크리트로 만들어 근무자와 방문객들을 위한 편안한 길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건물 입구엔 커다란 캐노피를 정문에서 멀찌감치 만들어 들어가는 동선을 길고 여유 있게 만든다. 앞 뒤 문이 마주 보이지만 현관 캐노피는 외부공간을 나누어 앞문 쪽 외부공간으로는 편안한 진입이 되게 뒷문 쪽 외부공간은 생산품이 편리하게 외부로 반출되는 서비스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기다랗게 만들어진 외부공간의 양쪽으로 줄지어 심어진 왕벚나무는 가로수처럼 진입공간의 여유를 만들어 낸다. 직사각형의 본 건물이 들어가지 못하는 북측 도로변의 사이공간은 공장의 폐기물을 일시 저장하고 밖으로 내가는 공간으로 활용하게 하였다. 삼각형 부분의 대지 모서리 부분에는 수위실, 접견실을 만든다. 본 건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작은 스케일의 건물이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주변에 집중적으로 나무를 심어 옥외 휴게시설을 만들고 거대한 공장건물의 위압감이 입구에서 잘 느껴지지 않도록 만든다. 접견실 주변, 가스충진차량 출입구 부근의 담장은 대지로 들여쌓고 시선을 열어주어 주진입 도로에서의 건물이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도록 만든다.

건물

어떻게 공장 생산품인 반도체의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건물에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기계만을 위해 만들어진 건물과 같은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알미늄 패널을 사용하기로 하였고, 알미늄 패널이 갖는 기술의 최대 가능성과 형태의 가능성을 찾아내 드러내어 반도체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근무하는 사람의 자긍심을 높이고 주변에 신선한 풍경이 되는 건물로 보여지면 좋을 것이라 생각됐다. 폭 60cm의 알미늄 단열패널을 60도 각도로 붙였다. 2층 높이에 경사로 붙인 패널은 공장에서 생산될 수 있는 최대의 길이였다. 경사판을 가로지르며 만들어진 얇은 수평 창을 네 개의 띠로 만들고 지그재그 형태로 조합하며 반도체 회로를 떠올렸다. 경사패널과 변화하는 창문 모양이 어울려 경쾌한 운동감이 느껴질 것이다. 이형의 창문은 자외선을 차단해야하는 공장의 생산라인 외의 사무실, 식당, 계단실, 홀과 같은 곳에 만들어졌다. 안에 밖으로 내다보는 풍경을 이 창을 통하게 보게되어 팍팍하고 삭막한 외부 풍경을 얼마간 걸러주는 역할을 하도록 의도되었고, 평범한 실내에 다이나믹한 모양의 빛이 유입되어 활기를 만들 것이다. 건물의 주출입부는 노출콘크리트로 만들었다. 은회색 단열패널과 무채색톤으로 어울리며 재료의 질감은 대조가 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길게 뽑혀진 출입구 캐노피, 그 지지기둥도 함께 노출콘크리트로 처리하였다. 노출 콘크리트라는 재료는 입구의 장소성을 만드는 역할을 하도록 사용되었다. 넓게 덮은 캐노피의 가운데 부분에 천창을 만들고 그 아래 부분은 목재 루버를 설치하였다. 목재루버는 방풍실로 이어지고 공간도 캐노피에서 방품실로 또 건물로비로 이어진다. 본 건물에서 튀어나온 콘크리트 매스에는 건물외부를 느끼며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들어간다. 이곳에서 밖을 내다보면 길게 늘어선 왕벚나무 가로수의 녹색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남쪽을 향한 1층과 2층의 로비에는 커다란 노출 콘크리트의 큰 개구부를 통하여 따뜻한 햇빛이 들어오게 만든다.
건물 북쪽의 계단은 근무자들이 2층 사무실, 식당, 매점, 화장실 등으로 오가며 이용하게 된다. 계단 옆으로 난 이형의 창문을 통하여 들어오는 빛은 가벼운 디테일의 계단과 어울려 경쾌한 수직이동 공간이 되도록 만든다.


2000.9.22. / 권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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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1999002 SP반도체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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