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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04001 현대주택/이상건축 2004-01 헤이리F55주택    2004

헤이리F55주택 설계소묘

헤이리 단지는 꼼꼼하고 단단하게 규정된 기준으로 중요한 외벽선과 볼륨이 제한되어 있다. 앞으로 지어질 주변 건물들과 쉽게 어울리고, 묻혀질 수 있도록 주어진 기준을 충실히 지켰다. 매우 제한된 예산을 감안하여, 또 건축주가 특별한 외관과 재료에 대하여 갖고 있는 거부감을 고려하여 외장은 가장 저예산의 재료이기도 하며 중성적인 느낌이 드는 드라이비트 뿜칠로 하고 입구부분만 노출콘크리트 벽이 둘러싼 모습이 될 것으로 처음부터 생각하였다. 모든 경우에 먼저 외부공간을 정의하면서 시작하였던 그간의 작업들과는 다른 접근이었다.

건축주는 글을 쓰는 부부이다. 작업실이 별도로 있는 주택을 짓고 싶어 했다. 높은 층고의 넓은 작업실을 별채처럼 만들길 원했기에 건물 맨 위층인 3층에 놓고, 아래 1, 2층을 주택으로 하였다. 남쪽의 마당과 만나는 1층은 거실과 식당, 부엌, 그리고 외부 주차장으로 채워지고, 2층은 주인침실과 사랑방, 앞으로 태어날 아이의 방이 놓여지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건물의 볼륨과 층별 실들에 대한 배분을 정리하고, 건물 속에 어떤 외부공간이 가능한지, 내부공간과는 어떤 관계를 갖게 만들 것인지 따져 보았다. 작업실은 외부 손님이 주택을 거치지 않고 접근할 수 있고 마당으로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하여 마당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부분과 3층 입구에 편안하고 넉넉한 발코니 마당을 만들고 외부 계단을 놓았다. 열리고 또 닫힌 공간의 성격을 대비적으로 적용하여 단단한 콘크리트 계단과 열린 상세의 철골 계단이 이어지며 작업실로 올라가게 만들었다. 1층 외벽에서 뒤로 물러선 2, 3층의 매스로 2층에서 도로 쪽으로 발코니가 저절로 만들어진다. 가장 안쪽의 주인침실과 마주한 발코니는 벽을 조금 높게 올려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주인침실만의 외부공간으로 만들었다. 1층 입구 마당 상부에 하늘을 열어준 부분과 입구마당에 심어진 나무, 발코니 끝의 플랜트 박스는 주인침실 전용 발코니의 독립성을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도로 쪽 나머지 발코니는 침실에서 쉽게 나가서 사용되는 외부공간이면서 주택에서 작업실로 직접 이동할 수 있는 통로이다. 주인침실 앞은 목재 데크로 나머지는 모두 작은 강자갈을 콘크리트 바닥에 심은 마감으로 하였다.

작업실은 주인이 아끼는 MDF 합판으로 만든 스피커와 어울리게 같은 재료로 된 책꽂이로 양쪽 벽을 가득 채우고 책꽂이 몇 개를 창으로 열어 논 모습이다. 좋은 소리를 위하여 좌우대칭이 되도록 구성하고 나머지 벽과 천정은 한 면이 타공 시트로 된 흡음 스펀지 패널을 붙였다. 글 쓰는 책상 위쪽에 다락을 매어 작업공간은 아늑한 느낌이 되도록 만들고, 다락으로 큰 공간에서 입체적인 변화가 느껴지게 하였다.
주인침실은 빛이 차단된 곳이 되길 주인은 원했다. 빛을 막는 암막 블라인드를 설치한, 바닥에 붙은 낮은 창을 두어 작은 빛이 실내에 스밀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고, 바닥에서 침대 없이 생활하게 되니 누워서 보는 눈높이에서 작은 풍경이 만들어 질 것이다. 방 자체는 크지 않지만 데크와 이어져 좁고 긴 하나의 여유있는 공간으로 느껴질 것이다. 별도로 창고를 만들 여유는 없었지만 계단실 아래, 다용도실, 2층 복도를 따라 만든 긴 수납장, 그리고 작업실의 많은 선반들로 창고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2003. 12. 17. / 글 권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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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2002006 헤이리F55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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