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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02009 공간 2002-10 준초이스튜디오    2002

준초이스튜디오 설계소묘

주변은 지척의 양재천 공원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팍팍한 건물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곳이다. 건물은 근린생활시설과 다세대 주택으로 구성된 주변과 크게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으로, 지하층은 사진작가의 스튜디오, 1층은 작가의 작업사무실 겸 고객의 대기공간이며, 2층은 3개의 원룸 주택, 3층은 2개의 투룸형 주택이 들어간 다세대 주택이고, 맨 위 4층은 작가의 주택으로 되어있다. 규모는 작고, 단순해 보이나 층마다 전혀 다른 삶의 형식에 따라 구조를 달리하는 복잡한 집이다.

칼라사진으로 주로 작업하지만 흑백사진과 같은 느낌이 들고, 화면의 깊이가 화려하게 돋보이는 작품들이 인상적인 작가는 완고하고, 엄격한 기준으로 자신의 작업장을 정의하고 있었다. 군더더기를 거부하며 미완의, 거친 속살의 껄끄러움을 갖고 싶어 했다. 작업에 들어가면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지 않는다’는 말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건축주는 노출콘크리트 집이길 원했다. 건물의 속살까지 같은 재료로 철저하게 만들 수 있는 예산이 되지 않은 반쪽의 작업이었지만, 건물 분위기를 노출 콘크리트에서 시작되고 연속된 것으로 만들려 하였다.

일조권으로 비워진 뒤쪽 대지에 지하 작업실에 붙은 선큰가든을 만들었다. 4m가 훨씬 넘는 높이의 작업실로 선큰 부분이 매우 깊어져, 중간 높이의 데크와 넉넉한 계단으로 1층 레벨까지 점차로 올라가도록 만들었다. 다행히도 뒷집에 잘 자란 감나무가 선큰가든의 윗부분 옆에 있어, 올라가는 공간이 나무로 또 하늘로 자연스럽게 고양되는 느낌으로 만들 수 있었다. 선큰가든 안에 심은 작은 단풍나무는 종석몰탈 긁어내기 마감의 벽과 대비된 모습으로 작업실에서 보인다. 깊은 작업실에 선큰가든을 거쳐 들어간 빛은 거친 콘크리트의 기둥, 보, 바닥과 시멘트 블록벽을 조심스럽게 감싸며 엷게 퍼지는 그라데이션을 만든다. 공간의 적막함과 작업조명의 눈부심이 공존하는 장소이다. 내부에서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중간 참에서 외부 선큰가든의 중간참과 연결되고 다시 선큰가든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이어지며 순환동선을 만든다. 선큰가든의 계단은 벽에 계단판을 꼽은 모습으로 공간의 여유와 긴장을 동시에 만든다. 건물 상부는 사선제한으로 꺾여져 선큰가든에서 올려 본 하늘은 Y자 형태로 열리고, 2층, 3층의 후면부는 뒷집의 프라이버시를 위하여 아키라이트를 길게 늘여 뜨려 막아놓아 앞길의 번잡함과 대비되는 공간이 된다. 1층 사무실은 선큰가든 상부와 건너집의 나무로 시선이 이어진다. 당초 계획은 외부의 주차장을 지나 집 앞의 길까지 양쪽으로 열려진 공간이 되길 바랐지만, 거리의 번잡함으로 회색 오일스테인이 칠해진 미송합판 널이 붙여졌다.

외부에서 보아 왼쪽 매스의 1층이 리셉션과 사무실이 되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오른쪽 매스와의 사이공간에 놓았다. 계단은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가고, 왼쪽으로 돌아올라 3층, 이어서 왼쪽으로 돌아올라, 주택의 작은 마당으로 이어진다. 마당 왼쪽으로 난 현관으로 들어서서 다시 집을 한바퀴 돌아 거실로 이어진다. 긴 통로는 자연스럽게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된다. 주택까지 계단을 통하여 3차원의 회전으로 올라가고, 집안에서는 수평의 회전으로 거실까지 이어지는 골목길 같은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작업실과 주택을 연결하며 중간층의 다세대 주택들이 잘 느껴지지 않게 건너뛰어 올라가도록 만들었다. 옥상은 양쪽이 조금씩 다른 높이로 되어있고, 옥탑 방으로 옥상이 구분된다. 왼쪽 옥상의 정원은 양재천 공원으로 빗겨져 열려있고, 건너편 옥상은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다.


권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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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2000009 준초이스튜디오
M2002006 공간 2002-10 청담동일신빌딩 외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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