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M1998002 공간 1998-02 외부공간, 내부공간    1998

외부공간, 내부공간

얼마전 신문에서 보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 벌써 8년의 세월을 유지해온 몇 안되는 에프엠 음악프로그램이란다. 저녁시간 가끔씩 들려오던 컬컬한 목소리가 싫증내기에 익숙한 그 세상을 오래도 버터왔다 싶다. 그 비결을 배철수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들은 음악만 틀고 내가 아는 이야기만 합니다."

나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아는 것만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만으로 건축을 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아는 것,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어떤 것보다 궁금하다.

어릴적 살던집을 생각한다. 마당을 보고 대청마루가 있고, 대청마루를 사이에 두고 안방과 건넌방이 있다. 방마다 툇마루가 있어 앉으면 마당을 두고 서로 마주본다. 어디서고 볼수 있던 아주 흔한 작은 집이지만 좁다는 기억이 없다. 대청마루는 방으로 마당은 대청으로 공간이 수렴되며 아늑함을 더한다. 또 안방과 건넌방은 대청마루로, 대청마루는 마당으로, 마당은 하늘로 공간이 확장되며 열려있다. 작은 방에서 미닫이문을 열면 툇마루에 둘러싸인 마당이 들어온다. 지금도 전통주택 안마당에 서면 같은 느낌이 편하게 또 포근하게 다가 온다. 나의 기억으로 우리의 심성으로 어쩔수 없이 좋아하게 되는 공간의 질서가 그안에 있는 것이 아닐까.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의 만남을 생각한다. 그 경계를 서양의 집에서 문과 창이 가르고 있다면, 우리에게는 창문이 있다. 문은 단절, 창은 소통이지만 창문은 교류다. 내부공간을 벽으로 감싸며 외부공간과는 다른 별개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서양집만들기라면.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어 함께 쓰며 내외부공간의 공생, 상생의 질서를 만들어 놓은 것이 우리네 집이 아닌가.

일산22412주택. 이같은 생각을 하며 지은 집이다. 여유있는 남쪽의 외부녹지는 마당과 이어져 집안으로 들어오고 대청마루와 같은 거실로 연결된다. 또 거실은 마당으로, 마당은 외부녹지로 확장된다. 동서방향으로 마당마다 심어진 세그루의 나무는 내부공간을 가로질러 마주보며 녹색의 축으로 건물을 관통하여 교류한다. 외부공간을 내부공간의 한 유니트처럼 만들어 내부공간 사이에 끼워넣는다.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의 흐름이 반복적으로 중첩된 모습이다. 외부동선의 흐름은 집안으로 이어져 집속의 길이 된다. 집안 어느곳의 시선도 막힘없이 밖으로 열려있다. 벽돌벽은 외부와 내부에 연이어 사용되어 자연스럽게 내외부공간이 흘러들어가고 흘러나오도는 모습으로 만든다. 이집아이가 이 모든 것을 화려한 기억으로 가슴에 담으며 자라길 기대한다.

이전에 완성한 두 개의 일산주택, 실시설계중인 해남의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계획안인 성동노인복지문화관. 내외부공간을 다루는 방법은 모두 한가지다.


1998.4.16. / 권문성


관련자료 바로가기
W1996005 일산22412주택
M1999006 공간 1999-10 진정한 건축공간 만들기 - 일산22412주택, 일산온누리선교교회 비평
M1999003 A&C 1999-02 세상으로 열린 집 - 주택 만들기, 공공건물 만들기
M1999002 POAR 1999-01 CRI-ARC AWARD 리뷰 - 일산22412주택
M1998001 건축과 환경 1998-01 일산22412주택

LIST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