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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02007 공간 2002-10 청담동일신빌딩    2002

청담동 일신빌딩 설계소묘

청담동 대로변에 1990년에 지어진 지하2층, 지상4층의 패션의류를 판매하는 상업용 건물을 고쳐 짓게 되었다. 기존 건물 연면적이 한배 반으로 늘어 900평 규모의 건물이 되었고, 층수도 늘어 6층 건물이 되었다. 각층 평면이 모두 바뀌고, 면적이 늘어났다. 지하주차장도 늘어난 면적에 맞게 더 많이 확보해야 했고, 대지 중심부를 차지하던 기존 건물의 중앙계단을 없애고, 애매하던 전면의 작은 아트리움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건물 중심을 차지하고 있던 엘리베이터, 계단, 화장실도 새롭게 위치를 잡아야 했다.

새롭게 덧대고 고쳐 지어질 건물은 고급 가구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가구 갤러리 건물이고, 지하에는 와인바, 1층은 와인 숍이 들어갈 예정이다. 작은 의류의 전시판매장이 들어간 기존 건물의 평면은 넓고 단순하며 융통성 있게 새로운 가구가 전시될 수 있는 갤러리로 바뀌어야 했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건물 양쪽에 반듯한 직사각형 형태의 두개의 갤러리가 들어가도록 하였고, 갤러리는 외부에서 두개의 매스가 병립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만들었다. 두 매스 사이는 비워놓았다. 이곳에는 두 매스가 서로 이어지는 열린 공간이 들어간다. 상부가 텅 비워진 외부 아트리움의 1층은 진입공간이 되며, 투명한 엘리베이터가 아트리움과 만나며, 건물 내부에는 각층의 홀이 있고, 후면으로 열려있는 계단이 들어간다. 두 매스 사이로는 아트리움에도 후면에도 대나무를 조밀하게 심어놓아 마치 녹색의 기운이 건물의 중심부를 훑고 지나가는 모습이 되게 만들고 실제로 건물 안과 밖에서 그렇게 느껴지도록 평면계획에서 재료선정, 디테일까지 시원하게 열린 느낌이 되도록 만들었다. 건물 후면부는 일조권 사선제한으로 경사진 형태가 되었으며, 건물 중심부 후면에 들어가는 계단은 경사를 따라 계단의 좌우가 겹쳐져 올라가며 1층에서 최상층인 6층까지 열려있는 실내의 작은 아트리움이 되어 건물 중앙부의 열린 느낌이 더욱 강조된다.

건물 외부가 두개의 매스로 굳게 닫혀있는 모습이라면 건물 내부 곳곳은 아트리움을 향하여 활짝 열려있다. 아트리움에 심어놓은 대나무를 건물 내부 어느 곳에서도 보고 또 느낄 수 있고, 아트리움을 향하여 열린 공간은 아트리움을 넘어 건너 갤러리까지 시선이 이어진다.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의 가구들은 아트리움을 향하여 그 모습을 드러내며, 한 눈에 들어오는 각층의 전시장은 마치 거대한 카탈로그를 펼쳐놓은 듯 관람객에게 자신이 있는 갤러리와 건물 건너편의 갤러리 대부분을 한 번에 보여주게 하여 제한된 면적의 갤러리이나 확장되고 중첩되는 시각으로 관람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또한 가깝게 본 가구들을 건너편 갤러리,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입체적으로 다시 관찰할 수 있는 풍경이 연속 되도록 계획되었다.

두개의 갤러리는 건물 전면의 브리지와 엘리베이터가 있는 각층의 중앙홀로 이어져 있다. 이곳 역시 가구가 전시되는 여유 있는 공간으로 각층은 ‘ㅁ’자 형태의 동선으로 이어지고 순환된다. 3층 브리지는 투명한 유리박스이다. 3중 접합유리로 된 바닥과 바닥구조도, 벽도 천장도 유리이다. 유리 브리지 하부로는 유리바닥 바로 밑 부분을 스치듯 심어진 키 큰 대나무가 있어 공중에 부유하고 있는 느낌이 더욱 강조되도록 하였고, 또 건물로 들어가는, 관찰자가 지나온 진입공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이 부분에 전시될 가구로 건물 외부에서 이 건물이 가구 갤러리임을 알 수 있게 만드는 쇼 케이스처럼 보이게 할 것이다. 4층 브리지는 아래층의 유리박스 위 부분으로, 외부로 열려진 발코니 같은 곳이다. 유리브리지가 더욱 가볍게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을 강조하고 갤러리의 흐름에 변화가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5층, 6층의 브리지는 외부에서 보아 두 개의 매스 사이에 커다란 루버처럼 보이는 약 8m 길이의 좁은 수평 창으로 외부의 빛이 조절되어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각층 브리지는 건물 중앙의 아트리움을 향하여 활짝 열려있고, 관람객들이 다니는 모든 갤러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아트리움에 붙어 건물 중앙에 꼽혀있는 모습의 전망엘리베이터는 수직으로 이어주는 동선을 만들어주면서 특별한 시각경험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아트리움에 심어놓은 10m가 넘는 대나무를 가장 아래부터 훑어 올라가며 보고, 대나무 위로는 아트리움을 지나 다양한 형태의 가구가 전시된 각 층의 브리지의 풍경이 펼쳐지게 된다. 또한 높이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은 각층의 엘리베이터 홀에서 엘리베이터 유리문을 통해보는 풍경을 달리 만들고, 건물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풍경만으로도 수직적 위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만든다.

아트리움의 대나무는 엘리베이터에서 보아 중첩된 모습으로 심어져 작은 숲으로 느껴지게 만들며, 외부에서 직접 지하1층의 와인바로 들어갈 수 있다. 와인바에서 중정의 녹색과 빛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선큰가든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또한 옥상은 작은 야외 연회가 가능하도록 목재 널 바닥으로 된 공중정원으로 만들었다.

건물의 외벽은 블루펄 화강석으로 되어있다. 8mm 수평줄눈은 오픈조인트로 되어있고, 수직줄눈은 간격 없이 붙어있어 외부에서 수평의 줄눈만이 느껴지도록 되어있다. 방수를 위하여 후면에 갈바륨 강판으로 건물을 안에서 감쌌다. 실내의 계단도 바닥판만 있는 열린 계단이며, 외장재와 유사한 색상의 고흥석 버너구이를 내부 바닥에 깔며 역시 오픈조인트로 만들고, 내장 벽체와 엘리베이터 내외벽으로 사용한 베이스패널도 방수에 문제없는 대부분을 오픈조인트로 만들었다. 건물은 오픈조인트의 음영이 재료를 구획하는 경쾌하고 분명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건물 대부분에 코킹으로 마무리되는 부분이 최소가 되도록 디테일 처리가 되어있다.

건물의 냉난방, 급배수를 위한 샤프트는 건물 후면의 경사 부분을 따라 올라가게 만들어 경사부분이 실내에서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만들고, 작은 창고와 화장실을 배치하여 실내는 반듯한 모습으로 마무리 되었다.

주변은 패션 명품을 판매하는 건물이 이어져 있다. 화장품 케이스처럼 외관이 포장되고, 일부 부유층에게만 열어놓은, 좁은 문의 집이다. 세계 어느 곳에도 있는 거리, 그 속에 집을 지으며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열린 집, 사람도 상품도 함께 존중되는 집을 꿈꾸었다.


2002.9.10. / 권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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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2001006 청담동일신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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